Advertisement banner image
Advertisement banner image
Sub Page View
Today Page View: 7
Yesterday View: 17
30 Days View: 205

예전에 조폭 만났던 경험담 올려봅니다..(12)

Views : 15,525 2017-01-24 17:50
자유게시판 1272757112
Report List New Post

 

나는 1999년부터 2001년까지 공익요원으로 인천시 모 구청에서 근무했는데, 그때 후임으로 들어온 후배가 하나 있었다. 키도 크고 멀끔하니 잘 생긴데다 나중에 알고보니 전국체전에서 인천시 태권도 대표로 출전한 경력도 있는 녀석이었다. 나이도 동갑이고 해서 그럭저럭 친하게 지냈는데, 자주 대화를 나누다보니 이 친구의 비밀스런 집안 사정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그의 막내 작은 삼촌이 인천에서 대표적인 투망파(실제 이름에서 한 글자를 변형시킴)의 부두목이라는 게 아닌가. 그래서 자기도 어린 시절부터 투망파 보스를 알고 지냈고, 그에게서 조직에 들어오기만 하면 카페 하나를 차려주겠다는 말도 들었다고 한다. 그 후배는 공익을 마치자마자 조직 생활을 할 거라며 꿈에 부풀어 있었다. 나는 속으로 한심하다 생각하며, 말려보려 했지만 녀석의 뜻이 워낙 굳건했고, 솔직히 그 녀석의 삶이니 내가 무슨 말을 하랴 싶어 몇 번 만류하다 말았다.

 

 

어느 날인가 후배의 집에 간 적이 있었다. 퇴근하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져 그 후배가 자기 집에 들러서 우산을 가져가라는 것이었다. 후배 집이 구청에서 아주 가까웠거든. 비 맞고 가는 것보다는 나을 듯해, 후배 집에 들르기로 했다. 그런데 그 집에서는 포커판이 벌어지고 있었고, 거기에 투망파의 보스도 있었다ㄷㄷ 태어나서 처음 본 거물 조폭이라 어찌나 떨리던지, 지금도 그때 오싹하던 기분이 생생하다. 그 집에 잠깐 있었지만 보스는 부두목(후배의 삼촌)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키는가 하면, 거침없이 욕설을 내뱉었다. 보스도 그렇지만, 부두목도 내가 보기에 나이 마흔은 넘어 보였다. 저 나이에 조폭한다고 저런 대접을 받고 있나 생각하며 속으로 혀를 끌끌 찼다. 우산을 빌려 후배 집에서 나오는데, 후배가 그런다. "저건 약과예요. 저 분, 술만 취하면 골프채로 저희 삼촌을 후려 갈기는걸요."

 

 

소집해제를 하고 나서는 그 후배와 연락이 끊겼다. 다시 대학 3학년으로 복학을 하고 열심히 학교를 다녔지만 가끔 한 번씩 후배 생각이 났다. 그 친구는 잘 지내고 있으려나. 그렇게 졸업을 하고 직장 생활을 하던 어느 주말, 결혼식이 있어 인천 송도에 있는 L호텔에 들렀다. 그런데 거기 로비에 후배가 있는 것이 아닌가! 무려 7년만이었다. 내가 무슨 일이냐고 묻자, 신세계파와 전쟁 중인데 비상 대기 명령을 받고 호텔에 나와 있단다. 안타깝게도 그 후배는 정말 투망파에 들어간 것이다. 후배는 껄껄 웃으며,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호텔 지하 바에서 술이나 한 잔 마시자고 했다. 나도 반갑기도 하고, 뒷이야기도 궁금해서 흔쾌히 그를 따라갔다. 그때가 토요일 낮이라 바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카운터 바에 딱 한 사람이 앉아 위스키를 마시고 있을 뿐이었다. 우리는 그 사람과 두 자리 정도 떨어져서 자리를 잡았다. 한동안 술을 마시며 옛 이야기에 정신이 없는데, 문이 짤랑 소리를 내며 열리며 누군가 들어온다. 그러자 대번에 후배의 얼굴이 시뻘개졌다.

 

"저희랑 전쟁 중인 신세계파 놈이요."

새로 들어온 녀석도 내 후배의 정체를 파악한 모양이었다. 순식간에 바에는 전운이 감돌았다. 나는 안절부절 어찌할 바를 몰랐다. 괜히 조폭 간의 다툼에 말려들어서 뼈도 못 추리게 생겼구나, 온몸이 달달 떨렸다. 후배와 신세계파 조직원은 어느새 서로를 딱 노려보고 서 있었다. 그런데, 우리보다 먼저 와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던 남자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는 게 아닌가. 삼십대쯤으로 보이는 남자는 웅크리고 있을 때는 몰랐는데, 막상 서 있는 걸 보니 엄청 건장했다. 남자가 입을 열었다.

 

 

"오랜만에 서울에서 인천 내려왔는데, 여기서도 이 지랄이야. 좋게좋게 풀자고. 나도 이 바닥 생활하는 사람이니 피차 주먹밥 먹고 사는 사람끼리 안면이나 틉시다."

 

원래 조폭들은 '생활'이라는 말을 잘 쓴다. 아마도 서울에서 활동하는 조폭인가 보다. 후배가 먼저 살기를 풀고 말했다.

 

"나 투망파 최요."

 

후배와 대치하고 있던 상대 조폭도 입을 연다.

 

"신세계파 김이요."

 

 

그러자 서울 조폭도 자기 소개를 시작했다.

 

 

 

 

 

 

 

 

 

"나 초코파 이요."

 

  본 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Report List New Post
변두리왕자 [쪽지 보내기] 2017-01-24 18:48 No. 1272757274
잘읽었습니다~~~~
jin [쪽지 보내기] 2017-01-24 19:59 No. 1272757493
긴장하면서 읽었는데......빵터졌네요...잘보고갑니다 ㅓㅓ
FOURSEASON AIRCON
전지역
kakao:komo69 G0916-693-6768(S)0921-342-6768
장군의아덜 [쪽지 보내기] 2017-01-24 20:42 No. 1272757633
ㅎㅎㅎ 글 잘 쓰십니다... 그래서 정이라는 단어가 나왔나 봅니다..ㅋㅋㅋ
아프리카sos [쪽지 보내기] 2017-01-27 22:04 No. 1272766156
ㅋㅋ~~푸하하~~~^^
만화책 하나 쓰시죠ᆢ~~~^^

잘 읽고 갑니다
아트 시스템 공조
마닐라
카톡africasos4989
Africasos com
아프리카sos [쪽지 보내기] 2017-01-27 22:04 No. 1272766158
ㅋㅋ~~푸하하~~~^^
만화책 하나 쓰시죠ᆢ~~~^^

잘 읽고 갑니다
아트 시스템 공조
마닐라
카톡africasos4989
Africasos com
아프리카sos [쪽지 보내기] 2017-01-27 22:05 No. 1272766160
ㅋㅋ~~푸하하~~~^^
만화책 하나 쓰시죠ᆢ~~~^^

잘 읽고 갑니다
아트 시스템 공조
마닐라
카톡africasos4989
Africasos com
star3 [쪽지 보내기] 2017-01-31 14:24 No. 1272774744
오래전에 친구의 친구인 굉장한 두목을 청계천에서.. TV에도 회자되던분과 식사를 같이 한 적이 있습니다. 위세가 대단하더이다. 마치 그 세계에서는 김정은이 같은 존재로... 아하 이래서 두목하는구나 생각했답니다.
국내 항공사 직원들도 그 두목이 오면 아무리 시즌이라도 꼬불쳐 놓은 비행기표 주고 upgraded까지 시켜준답니다.
우정1 [쪽지 보내기] 2017-02-01 17:28 No. 1272778188
재밌네여
건 [쪽지 보내기] 2017-02-03 18:46 No. 1272783753
읏자고하는 글이지요 한번 읏을께요 푸하하
난 대파요
건 [쪽지 보내기] 2017-02-03 18:46 No. 1272783755
읏자고하는 글이지요 한번 읏을께요 푸하하
난 대파요
에쎈샬 [쪽지 보내기] 2017-02-07 12:44 No. 1272792867
와 ,, 정말 소설실력 대단하십니다. 점심먹고, 한번 웃었습니다..기분좋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행복한 네이탄
필사는 형이야기
09283419465
BPOLIFE.TISTORY.COM
닭도리탕 [쪽지 보내기] 2017-11-12 06:16 No. 1273563308
하하...ㅋㅋ썰렁하네요
자유게시판
필리핀 코로나19 상황
신규 확진자
+502
신규 사망자
새 정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No. 95528
Page 1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