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이런것도 배달되나요?(26)

딱 막히는 시간대 그랍택시, 그랍카의 가격은 계속 올라가고
그마저 계속 취소가 되었다. 약속시간에 늦을 위기..

난 처음으로 그랍익스프레스를 불러봤다.
문자가 온다..배달할 물건이 무엇입니까?

드라이버가 곧장 왔다. 오오 지옥의 트래픽을 뚫는 오토바이의 위력인가?

드라이버:배달할 물건이 뭐야?
나:..................나야..
드라이버: 'ㅁ'?
나: 나야 ㅠㅠ
드라이버:^^ 그래 헬멧을 써라

다행히 그는 흔쾌히 웃으면서 여분의 헬멧을 꺼내주었고 질주가 시작되었다.
그렇게 난 난생처음 오토바이를 타보게 되었는데..

부앙~
나:오우아 ㅠㅁ ㅠ 항항
드라이버:너 괜찮니?
나:괜찮아 @ㅁ@;;

부앙~
나:꾸에엥 ㅠㅁ ㅠ
드라이버:너...무섭니?
나:괜찮아@ㅁ@;;;
드라이버:ㅡ ㅁ ㅡ;;;;

부앙~
나:엄마엄마 ㅠㅁ ㅠ
드라이버:무슨의미니? ㅡㅁ ㅡ?
나:아무것도 아니야 @ㅁ @

이런 식으로 여차저차 한시간정도?넘었나? 달려서 퀘존까지 감
중간에 기운빠져서 편의점 들려서 음료수도 사먹고

도착 후
드라이버:나 사실 네가 무서워하는 것 같아서 천천히 온거야
나:그래? 고마워 ㅋㅋ
드라이버:근데 거기 앉지 말고 그냥 오토바이에 앉아...
나:(길에 쪼그려앉아서 친구기다림)괜찮아
드라이버:여기 앉아 그냥
나:왜? 너 내가 부끄럽니?
드라이버:응
나:ㅡ.ㅡ;옹(더럽게 솔직하네..)

나와 약속한 친구는 내가 세시간은 넘게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고 했다.

4배 저렴한 가격에 3배빨리 오는 성과를 냈으나
고생스러움으로 내 마음은 너덜너덜해지고 말았다 ㅠㅠ

아마도 요리조리 쇽쇽 스킬을 구사할때마다
정체불명에 소리를 내지 않았다면 더 빠르고, 더 위험했을 듯

하지만 미칠듯한 트래픽에 너무 유용하다

처음처럼 무모하게 장거리는 절대 못가겠지만
단 10분거리 40분이나 걸려서 가야될 때 늦을것 같을때
마스크쓰고 탈만하다

그리고
#
드라이버:바지입고 오라고 문자보냈잖아 -_-
나:응 안에 입었어 ^^
드라이버:긴 옷입으라고 했잖아 먼지가 많아 -_-
나:나에겐 너무 더운 필리핀이야..(가다가 죽을텐데...)
드라이버:너에게 좋지 않아 (잔솔잔솔) -_-+
나:니가 내 엄마야? +ㅁ+

#
드라이버:(우비입혀주면서)비가와-_-
나:너는?
드라이버:나는 괜찮아-_-
나:니꺼잖아 너 입어
드라이버:나는 원래 안입어-_-
나:근데 왜 가지고 있어 ?안입는 옷을? 거짓말이 분명해
드라이버:ㅡㅡ;;;

표정없고 말없고 세상 진지하지만 마음이 따뜻한 ㅋㅋㅋㅋㅋ
심심하다고 하면 금새 달려와서 한바퀴 돌아주는 동갑내기 친구도 하나 생겼다


사람도 친구도 배달이 되는 그랍익스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