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의 빚(8)
cedricson
쪽지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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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4 17:25
자유게시판
1272205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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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말로는 UTANG NA LOOB이라고도 하는 마음의 빚을 40여년간 지고 있었습니다.
중학교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에게 마음의 빚을 앉고 살아가다 이번에 한국에 가서 어떻게 그친구의 전화번호를 알게 되어 연락을 했고 만나게 되었습니
제가 50대 중반 입니다.
어려서 학교를 다닐 당시 저만 어렵게 살은게 아닌 많은 사람들이 어렵게 살았지만 당시 소원이 이밥 한번 실컷 먹어 보는 거였지요.
고기는 구경도 못할 상황이었구요.
생선이라야 명절이나 어떤 특별한 날 누에고치를 팔았거나 나물을 뜯어서 팔았거나 등이었지요.
그런 상황에서 학교를 다니긴 다녔지만 점심을 싸가지고 간적이 손을 꼽을 정도인것 같네요.
국민학교(당시는 그렇게 불렀습니다)때는 점심때 건빵이 나왔습니다.
지금은 줘도 잘 안먹을 그런 맛이지만 당시는 배고픔을 해결해 주는 고마운 존재 였지요.
아마 저희때 까지 미국의 잉여 농산물 원조를 받아 아이들에게 옥수수 빵이며 건빵등을 나누어 주었던것 같습니다.
그런데 중학교를 올라가자 중학교는 그런 건빵도 없는 거지요.
점심을 싸갈 형편은 안되고 점심 시간이 되면 아이들 점심 먹을때 저는 밖으로 나갑니다.
물 펌프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물로 배를 채운후 솔 밭에 가서 점심 시간이 끝나길 기다렸습니다.(학교 한켠에 솔밭이 있었지요)
한창 클때라 소화력은 넘치는데 배에 들어가는 것은 없고 배가 강력하게 요구를 합니다.
배가 고픈게 아니라 아픕니다 장이 끊어 질거 같은 아픔
서러움 중에서도 가장 서러운게 배고픈 서러움 같아요.
어느날도 솔밭에 나가 앉아 있는데 별로 친하지도 않은 녀석이 저보고 매점에 가자고 하더군요.
국민학교는 서로 다른 학교를 나왔고 1학년 때에는 다른반 이었고 2학년이 되어서 같은 반이 되었는데 저를 데리고 매점에 가서 빵을 사주는 겁니다.
이녀석은 점심 보따리가 귀찮아 점심을 안 싸오는 녀석이었는데 매점에서 빵으로 때우는 녀석이었지요.
자존심에 안따라 갈려고 해도 강제로 데리고 가더군요.
그렇게 대여섯 번을 얻어 먹고
어느날 이녀석이 갑자기 안 보입니다.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간 겁니다.
그리고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나왔고 그러다 저는 외국으로 돌게 되었구요.
마음 한 구석에는 이녀석에게 얻어 먹었던 그빵의 고마움을 잊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한국에 가서도 몇번 친구들에게도 이친구의 안부를 물었는데 아는 녀석이 없었지요.
그러다 이번에 연락처를 알게 되어 전화를 했습니다.
저의 존재를 기억하고 있었구요.
그때 빵을 사준것을 기억하고 있느냐고 했더니 모른다고 합니다.
그친구가 포항에 살고 있다고 해서 포항까지 내려가 만났습니다.
40년 만의 만남이었지요.
까까머리 중학생에서 중년이 되어 아니 이녀석은 할아버지가 되어 있더군요.
빵 몇개 대단하지 않을수 있습니다만.
당시 저에게는 배고픔을 잠시나마 잊게 해준 가장 고마운 존재이지요.
이녀석은 어떤 과시나 생색을 내고자 했던게 아닌 그저 그녀석의 본성이었던 것이지요.
어떤 보상을 바라고 했던 일이 아니었지요.
그녀석은 그일에 대해서 기억도 못하고 있었지만 저는 평생에 잊을수 없는 고마움이었구요.
이런게 친구고 우정이 아닐까 생각 합니다.
이녀석에게 몇만배로 갚는다고 해도 제마음속의 고마운 마음을 지워버릴수는 없을 겁니다.
그친구에게 그랬습니다.
너에게 빚진 마음 천배 만배로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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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그 당시의 시대를 거쳐 온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고마움을 아직도 기억하고있는 당신이 더욱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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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고마움을 아직도 기억하고있는 당신이 더욱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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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말씀대로 꼭 친구를 못찾아도 은혜를 갚을수 있군요. 오래간만에 가슴을 찡하고 울리는 글 이었읍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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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가 너무 되네요. 친구분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행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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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만나셔서 빚을 졌다고 말을 하셨네요
아름다운 마음이고 얼마나..멋진 추억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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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남들을 위해서 열심히 사시는 세드릭님이 존경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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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연락하고 또, 자주 만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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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합니다.사람이란 한두가지 아름다움을 회한으로 안고
살아가고 있곤 하지요ᆢ그 아름다움을 실현으로 승화한
글쓴이의 참된 마음, 훈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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